라이프로그


공지사항 (혹시나 해서...) 신변잡기, 혹은...

(이 글은 혹시나 제 블로그를 방문하시는 분들께 몇가지 안내사항들을 알려드리기 위하여 남기는 글입니다.
작성일자로만 포스트가 정렬되는 이글루스의 성격 상, 이 글을 공지사항으로서 게시판 제일 윗줄에 표시하기 위해
부득이 작성일자를 조정하였음을 알려드리니, 정확한 작성일자 및 이후의 수정일자는 아래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이 투박하고, 조금은 지루할 제 블로그를 방문해 주신 데 감사 드리며,
두서 없고 장황하기 이를 데 없는 제 글이지만, 그래도 기억에 남을 글 한줄 정도는 꼭 찾아가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12. 10. 5

얼마 전 블로그 설정을 조금 매만진 뒤, 추석 연휴를 지내고 돌아와서 다시 들여다보니,
1년 만에 새 댓글이 달리고, 갑작스레 방문자수가 늘어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우선 제 글에 대한 관심인 만큼 당연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내가 쓸 글에 대해서도 이런 관심이 계속 이어진다면,
(그러지 않는다면, 지금 이 글은 괜한 짓이 되겠지요...)
그 속에서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오해를 미리 방지하기 위해서 짧은 공지사항을 남깁니다.

처음에는 새로운 댓글이 너무 신기하고,
또 그 하나 하나마다 제 답글을 달아드려야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잠깐 했습니다.
하지만 행여 제 괜한 글들로 오해를 산다거나 하는 것처럼, 오히려 게시판을 더 번잡하게 할지도 모르고
처음 이 블로그를 시작했던 목적이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하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였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저는 그저 주신 댓글들만 감사히 읽고, 그에 대해서는 달리 개인적인 견해를 표현하지 않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최선이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그냥 복잡하게 생각하기 싫었던 마음도 어느 정도 있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겠죠...)

물론 제 글에 대한 댓글과 의견은 모두 꼼꼼히 읽고,
가능하다면 다음 포스트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댓글에 대한 직접적인 제 답글이 없더라도,
제가 방문자들의 의견을 무시한다고 오해하시는 일은 없으셨으면 합니다.
(제가 너무 소심한 걸까요? 네, 아마도 그럴 겁니다.)

이제서야 겨우 말할 수 있는 이야기 신변잡기, 혹은...

4년하고도 반이 조금 넘을 시간을 뒤돌아 보면,
코 앞에 닥친 가을 졸업을 두고서도 괜한 욕심을 주체하지 못해 6개나 되는 강의를 전전하며
그 사이마다 잘 알지도 못하는 기업에다 목적 없이 끄적여댄 자기소개서를 보내던,
그렇게 취업 문제로 골치를 썩였던 대학 생활의 끝자락이 떠오른다.
딱히 주위 친구들보다 뭐 하나 잘난 구석도 없었고,
그 흔하다는(?) 봉사활동, 인턴 경력이나 스터디 경험 하나 없었던 나로서는,
주위의 걱정 어린 시선과 어느새 하나 둘씩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동기들 속에서,
어쩌면 졸업에 가까워지는 그 하루 하루의 시간 만큼,
자괴감과 나른한 무력함 속으로 끝없이 가라앉아 헤어나오지 못했을지도 모를 노릇이다.

그럼에도, 끝내 그렇게 꼴사나운 모습으로 무너지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행여 부담이라도 될까 전화조차 자주 하지 못하시던 부모님에 대한 미안함과,
그저 '이만하면 나름 그동안 성실하게 살아오지 않았나.' 하는, 스스로에 대한 뻔뻔하리만치 이유 모를 자신감,
그리고 세상 어딘가 나 하나쯤 데려갈 눈 먼 회사가 하나 정도는 있지 않겠나 하는 막연한 기대(실제로 있었다!)...
덕분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하나를 더 꼽는다면,
비록 세상이 얘기하는 약빠른 방식으로 흔히들 떠들어대는 '돈 될 만한' 스펙을 쌓아오지도 못했고,
20대의 한자락을 무언가에 미쳐 치열하게 살아온 기억도 없지만,
그저 적당히 놀고 적당히 공부하면서,
때로는 익숙하지 않은 문제들로 골치를 썩이다, 서툴지만 올곧은 말들을 죄없는 거리에 쏟아내기도 했으며,
내 욕심에 남들 안 하는 일을 하다 괜히 욕만 먹었던 그런 사람이지만,
그래도 자기 밥벌이 정도는 문제 없이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싶은 '욕심'이었다.
나와 내 소중한 인연들이 함께 보냈던 시간들이, '우리'가 함께했던 그 시간들이 결코 헛되지 않고
오히려 '나'라는 사람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훗날 언젠가 웃으며 꼭 함께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러니 너희들도 다른 이들이 이야기하는 '시장의 논리'를 따르기보다는,
자기가 하고싶은 일들로 대학생활을 채워나가도 괜찮다고, 그렇게 후배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리고 나는 운 좋게 어느 눈 먼 회사 하나를 만나 자리를 잡게 되었다.


    지난 봄,
    나는 운 좋게 만났던 그 자리를 떠났다. 그리고,
    첫 직장에서 보낸 3년하고도 9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알게 모르게 내려앉았을 묵은 때가 씻겨 나가도록,
    또 바쁘다는 핑계로 돌보지 못했던 스스로와 일상을 조금이나마 되찾기 위해서 짧지 않은 시간을 쏟아부었다.
    그러다 휴일과 평일을 굳이 구분할 필요가 없는 축복받은 일상이 조금씩 실증날 때쯤,
    나는 다시 내가 있을 자리를 찾기 시작했고, 올해의 끝자락에 즈음해서 가까스로 내가 필요하다는 곳을 찾았다.

    주위의 걱정어린 시선이 부담이 되지 않았다면, 불확실한 미래가 두렵지 않았다면 그건 거짓말일 것이다.
    못난 피해의식과, 그냥 쉬운 길을 선택하고픈 유혹으로 머릿속을 어지럽히던 부끄러운 시간도 있었다.
    하지만, 입바른 말들을 속으로 삭이고 몰상식 앞에서 눈을 감느라 무던히도 생채기가 났던 속내를 함께 다독였던,
    그리고 어쩌면 성급한 포기에 지날지도 모르는 나의 결정을 응원해줬던 그 인연들을 생각하니,
    마냥 비틀거리다 그만 주저앉아 버릴수는 없었다.
    우리는 지금보다 더 존중받을 만한 가치가 있으며,
    거기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다른 자리를 찾을 수 있다는 증거가 되고 싶었고,
    '여기 나가면 니가 뭐 할 건데?'라는 물음으로 치사하게 앗아간 가능성을 돌려받고 싶었다.
    그래서 언제나처럼 '근거 없는 희망'으로 스스로를 다잡을 수 있었고,
    이제서야 오랫동안 담아뒀던 이야기를 마침내 꺼낼 수 있게 되었다.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사람을 사귀는 데 능한 편도 아니며,
    내 세상살이에서 사람이 차지하는 자리가 그렇게 크지도 않다고 생각했는데,
    내 인간관계는 참으로 좁고 얄팍하다고 항상 생각해왔는데,
    어떤 의미에서는, 이번에도 결국은 '사람'에 기대어 나를 지탱했던 것을 생각하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모양이다.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배부른 소리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고,
        이제 겨우 또 다른 기회를 잡은 주제에 인생 다 산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건방진 노릇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말 오랫동안 가슴에서 다듬어왔던 만큼, 언젠가 한 번은 꼭 이야기하고 싶었고,
        (그럼에도 이렇게나 정리되지 못한 모습으로 풀어낼 수밖에 없는 사실은 참 부끄러운 일이다.)
        그럼에도 어쩌면 영영 할 수 없었을지 모르는 말이었기에,
        조금은 늦었지만 이처럼 쏟아낼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에 무척이나 감사할 따름이다.

        한숨 눈을 붙인 다음, 내일은 오랜만에 전화기 주소록을 하나씩 찾아봐야겠다.


말이 되는 소리를 좀 해라... 짧은, 혹은 긴...

'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면, 나는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뜻은 대강 일치한다고 본다.)

GS칼텍스 인적성검사 중에 있었던 질문이었다.
1시간 동안 450개의 문항에 예/아니오로만 대답하는 검사였는데,
다른 사람들은 30분만에 잘도 끝내는 걸,
나는 시간을 다 쓰고도 겨우 400개까지밖에는 답을 쓸 수 없었다.
(그리고 그 마저도 일부는 너무 서두르다 잘못된 답을 표기했고...)
하지만, 얼마나 대단한 심리학적인 이론과 트릭이 숨겨져있을지는 모르겠으되,
저런 '말같지도 않은' 질문을 보고도 아무 생각 없이 예/아니오로만 답할 수는 없지 않은가?

아무래도... 또 떨어진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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